코스피 급락 이유는 반도체 위기가 아니다?
“최근 코스피 급락은 기업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파생상품 수급이 꼬였기 때문이며, 그 수급이 정상화되면 시장도 본래 가치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 증시는 왜 이렇게까지 떨어졌을까?”
JP모간이 주목한 ‘수급 꼬임’의 진실
최근 코스피를 보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이런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기업 실적은 괜찮다는데 왜 주가는 반 토막이 났을까?”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까지 짧은 기간 동안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하락을 단순히 “반도체가 끝났다”거나 “한국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고 해석하기에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오히려 이번 하락의 핵심은 기업의 가치가 아니라 시장의 ‘수급’에 있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JP모간 “디레버리징은 거의 끝났다”
JP모간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을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으로 분석했습니다.
디레버리징이란 쉽게 말해 빚을 내 투자했던 자금을 급하게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시장이 급락하면 투자자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보유 자산을 팔아야 하고, 그 매도가 다시 주가를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JP모간은 이런 강제적인 매도 과정이 현재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한국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 청산이 대부분 진행됐고,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차입 축소도 상당 부분 끝나면서 시장은 점차 정상적인 수급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폭락은 왜 이렇게 심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번 하락은 단순히 투자자들이 공포를 느껴 판 것이 아닙니다.
최근 국내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이 상품들은 일반 ETF와 달리 주가가 움직일 때마다 목표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주식을 사고팔아야 합니다.
문제는 주가가 하락할 때입니다.
가격이 떨어질수록 ETF 운용사는 추가로 주식을 팔아야 하고,
그 매도가 다시 주가를 떨어뜨리면,
또다시 추가 매도가 발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처럼 주가 하락이 또 다른 매도를 부르는 현상을 시장에서는 ‘숏감마(Short Gamma)’ 효과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글로벌 헤지펀드의 마진콜과 강제 청산까지 겹치면서 실제 기업 가치보다 훨씬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났습니다.
즉, 기업이 갑자기 나빠져서가 아니라 시장 구조가 주가를 과도하게 흔든 것입니다.
그런데 기업들은 정말 나빠졌을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주가는 크게 떨어졌지만 기업의 펀더멘털은 생각보다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AI 투자 경쟁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으며, 고성능 메모리인 HBM 수요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CXMT의 증설도 많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현재 기술 수준과 생산 일정 등을 고려하면 당장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의 핵심 시장을 위협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결국 산업의 큰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주가는 수급 문제로 과도하게 흔들린 셈입니다.
이제 시장은 무엇을 볼까?
JP모간은 최근 조정을 통해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강제 청산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나면 시장은 다시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을 바라보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연기금이나 증시안정기금 같은 정책적 수급이 더해진다면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JP모간 역시 이런 이유로 현재를 ‘Buy on Dip(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한 구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목할 업종은?
JP모간은 반도체뿐 아니라 경기 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 백화점
- 화장품
- 여행
- 증권
- 건설
- 바이오·제약
- 고배당 우선주
- 은행주
시장이 정상화될수록 반도체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으로 투자심리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마무리
주식시장은 항상 기업의 가치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때로는 파생상품, 강제 청산, 투자심리처럼 기업과는 무관한 수급 요인이 주가를 크게 흔들기도 합니다.
이번 한국 증시의 급락도 그런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가치가 훼손된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시장 구조가 가격을 왜곡한 것인지 구분하는 것입니다.
JP모간은 최근의 급락을 디레버리징과 파생상품 수급이 만든 일시적인 왜곡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미국의 금리, 글로벌 경기, 지정학적 변수 등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제 청산이 마무리되고 수급이 정상화된다면 시장은 다시 기업의 실적과 본질적인 가치에 주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수급이 움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가치가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번 조정이 끝난 뒤 코스피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제는 수급보다 펀더멘털을 다시 바라볼 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